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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파동

klcyoh 2008. 9. 21. 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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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력질(砂礫質)

박목월

Ⅰ. 하나
시멘트 바닥에
그것은 바싹 깨어졌다.
중심일수록 가루가 된 접시.
정결한 玉碎(터지는 梅化砲)
받드는 것은
한 번은 가루가 된다.
외곽일수록 原型을 意志하는
그 싸늘한 질서.
파편은 저만치
하나.
냉엄한 절규.
모가 날카롭게 빛난다.

Ⅱ. 얼굴
어제는
눈시울을 적시며
마리린 몬로의 생애를
텔레비젼에서 보았다.
허용되지 않는
그녀의
인간적인 몸부림.
죽음의 밤의 불빛 새는 방문 밑으로
기어간 배암.
절단된 세계의
꿈틀거리는 전화 코오드
는 늘어지고,
절벽에서 추락하는
한 여인의
散髮과 절규는 굳어진 채
오늘은
지구의 이편.
한국의 담벼락에 나붙은
인쇄된 얼굴.
웃은 채로
찢어져 있었다.

Ⅲ. 틀
하나의 틀에 끼어진다.
액자속의 얼굴,
수염도 자라지 않는다.
하나의 틀에 끼어진다.
뜨겁지 않는 불,
흔들리지 않는 꽃.
사각의 권위 속에
흰 눈자위의 샤마니즘.
하나의 틀에 끼어진다.
詩는 죽고
존재는 탈색되고
죽음조차
틀에 끼어진다.
검은 리봉에 잠김 채.
들판에 흩어진 뼈다귀만
퍼렇게 살아 있다.

Ⅳ. 시간
녹다 남은 눈.
소공동 공사장 구석이나
청파동 후미진 뒷골목이나
망우리 응달 그늘에
퍼렇게 살아 있는 한줌의 눈.
돌아가는 시민들의
무거운 눈길에
고독한 응결, 한 덩이의 눈.
내일이면 사라진다.
사라질 때까지의
허락받은 시간을
어린것들의 부르짖음 같은 눈.
오늘을 더럽히지 말라.

Ⅴ.봄
걸음을 멈추고 바람 속에서
시계소리를 듣는다.

세컨드 세컨드 귀에 울리는,
시청 지붕이 부옇게 바람에 불리
운다.

인사한 저 사람이 누구더라.
아지랑이가 피어 오르는, 의문
그것조차도 흔들리는 바람 속에서

세컨드 세컨드 게으른 슬리퍼
를 끌며, 분홍빛 自失狀態 속에
어리석어지는 생명의 한때를

오냐, 오냐, 종잡을 수 없는
대답을 바람 속에서 시계소리를
듣는다.

Ⅵ. 몬스테리아
그냥 헤어질 순 없지.
서로 오랜만인데
술이라도 한잔 나누자는군.
그야 그렇지.
月平線으로 떠오르는
지구의 이편 구석에서
아는 사람끼리 만나
그냥 헤어질 순 없지.
어느 술집으로 들어가면
혀가 갈라진
저것은
몬스테리아

Ⅶ. 맨발
경주에는
발이 가벼워야 한다.
골짜기로 달리는 물의 맨발.
어디서 어디로 달릴까.
그것은 나도 모른다.
그 맹목적 경주에서
환하게 눈을 뜨고
콸콸콸 가슴을 울리는
돌개울의 물소리.
무엇 때문에 달릴까.
그것은 나도모른다.
까닭없이 열중하는 경주에
속잎 뿜어오르는 가로수로
달리는
희고 신선한 맨발.
時間의 물보래.

Ⅷ. 水菊色
그것이 나를
당황하게 한다.
거울 같은 오월의
砂今으로 빛나는 햇빛.
거울 같은 오월의
水菊色 시간 속에서
수염을 깎는다.
무심하게 자라난 것을
깨끗하게 밀어버리면
거울 속에
멀끔한 얼굴.
그것이 나를
당황하게 한다.

Ⅸ. 회색의 새
한 번 돌아누우면
고무신 뒤축 닳듯
모지러지는
인간관계를.
오늘은
낙원동 뒷골목의 通用門처럼
무심한 우리 사이.
다만
지구의
저편 경사면으로 떠가는
달빛 샨데리아,
밤구름의 그림자.
회색의 새.

Ⅹ. 오늘
바람이 불고 있다.
날리는 구름조각
하늘을 덮고
아이는 軍으로 나갔다.
오늘

흔들리는 것은 무엇일까.
오는 것과 가는 것이
엇갈리며 부글거리는 물기슭.
밑바닥에서
끊어오르는 소용돌이,
가는 자는 가고
물결처럼 밀리는 군중 틈에서도
없는 자는 없다.

결국 지구도
하나의 돌덩이,
절대 공간의 점 하나.
그것을
샨데리아로 불 밝힌
구름이 에워싸고 있다.
소멸의 치마폭으로 싸안은 구슬.
다만
오늘이
바람의 신을 신게 하고
바람의 회오리바람의 휘파람의
채찍이 울리는
지상에서
나는
진한 피 한 방울이 된다.

ⅩⅠ. 자갈빛
이름이 생각나지 않는다.
이름이 생각나지 않는 驛의 자갈빛.
호옥 목월 선생 아니신가요.
그러세요. 그렇지 싶어 물어본 거예요.
진주로 강연 가시는 길이시지요.
라디오로 들었어요.
저요, 선생님 모르실 거예요.
스치는 겨를에 두어 마디 나누고
헤어진 그 사람과의 만남과 헤어짐,
金東里의 多率寺의 다음다음쯤
이름이 생각나지 않는 驛의
구름 그림자와 황토와 자갈빛.

ⅩⅡ. 여행중
지난 이른 여름
나의 내면을 스치고
살픈 비늘진 금빛 구름.
순천으로 가는 새벽길.
그것은 지리산 모롱이에
떠 있는 것이 아니다.
하물며 구례 개울물에
잠겨 있는 것도 아니다.
나의 내면의
영원으로 휘어진 공간에
살픈 비늘진 불� 구름.
그것은 그것으로 나타날 수밖에 없는 것의
오늘의 있음.
그 顯現됨.
새벽빛에 불꽃으로 타는
살픈 비늘진 금빛 구름.

ⅩⅢ. 純色永遠
구두끈이 풀린다.
귀가 쩡 울린는 시월 상달에.
잡문 같은 行間에서
구두끈이 풀린다.
잡문 같을 수 없는
삶의 물길이
철철 샘솟는
하늘 아래서
어느 것은
구름이 되고
어느 것은
돌이 되는데
어떻게 살아도 충만할 수 없는
시월 상달의 純色永遠 속에서
구두끈이 풀린다.
어느 것은
비석이 된다,
돌 중에서.
어느 것은
돌이 된다,
비석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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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에 잡지에서 "청파동을 아시나요 " 라는 여류 작가의 시를 읽은적이 있고 이 분은 청파동을 아는구나

라는 생각을 하였다. 애써 검색을 하였지만 위의 시만 �아 내였고 오늘의 분위기만 그대로 그린듯했다.

청파동은 나의 중학 시절의 산책로이기도 했지만  언제나  고즈넉하고 집마다 나무가 많고 꽃이 흔한 아름다운 길이었다.

넓은 집들은 전부 연립이 지어져 있고 지금도 공사가 한창이다.

그 옛날 교회의 모습만 그자리에 있고 나는 내가 한동안 살던 집을 결국 �지 못하고 길까지 잃어 버리고 돌아왔다.

 

 청파중앙교회 옥상에서 돌아가면서 담았다.

 

 

 

 

 

 

 

 우측상단의 붉은 건물이  예전의 양정 고등학교이고 지금의 이름은 손기정 공원이다.

 

 

 

 

 

 

 

 

 

 

 08.10.18

산행 후  교회에 가서 밤의 도시를 보았다 .이즈음 서울은 안개와의 전쟁처럼 뿌연 스모그가

몇날 며칠 사라지지 않고 가득하여 얕은 숨을 쉬게 한다.

 

 

 

 

 

 

 

 

 

 

 

 

 

 

 

 

 

 

 

 

 

 

 

 

 

 

 청파 초등학교 뒷문 쪽 .저 교회 자리가 어떤 집였는지 알고 있다.

 청파초등학교 뒷문 담쪽 , 어릴적하고 변한것이 없을 정도로 무성하다.

 지금보니 벽돌로 지어졌던 교회의 모습이 바뀌었다.

 아름다운 다운 향수가 있던 길

 쌍굴다리. 바로 이 앞의 길은 깊고도 넓었던 개천 이었다.

 저기 굴뚝 정도가 내가 초등학교 입학 전 한 때 살았던 집이었고 그 옆은 말의 발에 쇠징을 박던 그런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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