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의 창작글

잡초유감

klcyoh 2021. 10. 7. 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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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초

 

1.잡초유감

파주 헤이리 마을 근처 대지 지분이 사는 평수만큼이나 되는  5층 높이의

조용하고 공기 맑은 연립 단지 같은 유승 앙브와즈라는 아파트가 있는데 

지금은 나이 제한이 없지만 전에는 60세 이상되시는 분만 거주할 수 있었고 

20년 전 가격이나 지금의 가격이나 변동이 없는 조용한 마을인데  

 

1층은 11평이나 되는 텃밭을 준다고 하여 가보았습니다. 

숲과 아파트가 경계가 없는듯하고 무엇보다 공기가 맑았고 지상 1층이 지하 주차장이 되고 그 위가 아파트

1층의 텃밭이 되는 독특한 구조였습니다. 건물 5층으로 올라가 건너편을 바라보니

정말 잘 가꾸어진 텃밭이 있는가 하면

장미를 텃밭 둘레에 심어 자신만의 공간을 독립적으로 확보하고 숲을 즐기는 집도 있었고

커다란 나무를 심고 장독대를 만들거나 심지어 정자를 세운 집도 있었는데

어느 집은 아예 시멘트로 발라버리고 그위에 테이블과 파라솔을 놓은 집도 있습니다. 

좀 더 살펴보니 제법 적지 않은 집이  사용하던 가구를 한쪽 구석에 쌓아놓고 잡초가 가득하여 어디 시골

폐가에  온 듯한 집도 있었습니다. 

정자를 세운 멋진 집과 어느동은 마당이 숲같기도 합니다.

맨 좌측은 시멘트를 발라버렸습니다.

누구나 푸른 잔디가 깔린 정원이 있는 전원주택을 꿈꾸지만 인류가 정착하면서

지금까지 싸우고 있는 잡초는 뽑고 나서 고개만 돌리면 자라나서

조금  지나면 자갈을 깔아버리거나 시멘트로 바르게 됩니다. 

그러다 둘 중 먼저 가는 분이 있으면 잡초는 무성하게 자라고

서울에 있는 아이들이  부르면

집은 나중 아이들 별장에도 사용하게 할 작정으로 그냥 가게 되어

폐가 수준을 밟게 됩니다. 

여의도 한양 아파트 H동 뒷편 정원이 개망초로 가득합니다

D동 뒷편 종지나물

여의도 한양 아파트는 지은 지 50년쯤 되는 아파트로 그때는 부촌이었고 ,

지금도 어느 동은 60평으로만

되어있어 여전히 부촌의 범주에 머물지만 예전 지은 아파트라

지상에만 주차장이 있어 지금은 일상화된 주차 전쟁이 저녁마다 벌어지고 있는 곳으로

재건축 건을 신탁으로 하자 조합으로 하자하면서 7년 정도

주민끼리  플래카드를 붙이면서 서로 공방을 주고받고 있고

돈 많은 나이 드신 분들은 이 나이에 이사 가는 것도 싫으니 하지 말자고 하는

그런  오래된 아파트여서인지 무화과나무, 일본목련, 튤립나무, 박태기 , 2층 높이의 사철, 거대한 쥐똥나무, 해당화 , 매화 겹벚꽃, 산수유 , 서부해당화, 뽕나무, 명자나무 심지어 주민이 심은 유카 등 굵직하고

보기 힘든 수종들이 거의 다 있는 듯합니다.

주차 난을 해결하기 위해 지상의 넓은  정원을 파서 지하 주차장을 만들자는 의견도 있지만 이件은 1층 주민들이 창가에 안락의자를 놓고 정원을 감상하는 용도로 사용하기 때문에 부결되었습니다. 

정원이 아파트 뒤로 아파트 넓이만큼 커서인지 이른 봄은 냉이와 꽃다지로

가득 차고 이후 제비꽃이

넘겨받고 이후 종지 나물이 자리를 잡다가 이윽고 날이 더워지면

개망초에게 자리를 내주는데 

넓은 잡초밭을 보고 있노라면 이 잡초를 뽑는 조건으로

여기 살게 해 준다고 해도 따져 볼 문제라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우측부터 서양등골나물, 큰 금계국 .핑크뮬리

2.잡초의 정의 

잡초란 사람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 식물을 말하며 있지 않을 곳에 있어

이익을 저해하는 것들로

규정되며 , 심지어 물속에도 자라나 물을 오염시키기도하여

전혀 쓸모없는 식물을 말하는데

충청도에서는 이런 잡초를 어떻게 표현 하는지 유모를 통해 봅니다. 

 

어떤 경우는 사람들에 의해 퍼지기도 하는데

대표적인 것이 서양 등골나물로 1986년 서울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흰꽃이 보기 좋다고 서울시에서 서양등골나물을 무더기로 가로변에 심기도 하였는데 

이 식물이 바람을 타고 퍼져서 서울의 산을 점령하고 이제는 강원도까지 퍼져 있으며

이 풀을 먹은 소들이  짠 우유를 먹으면 죽기까지 하는 우유병을 일으키는 독성 식물이며 

다년생이고 그늘에서도 잘 자라 

온 산에 가득 차기 시작하면서 토종 식물을 밀어냅니다. 

노란색의 큰 금계국은 고속도로 절개지 등에 심어 처음에는 보기 좋았는데 지금은 지자체마다 몇 KM씩 심어 눈이 피곤할 지경으로  이제는 알아서 도처에서 피고 있고,

미국 원산지로 제주에서 심기  시작했고 가을이면 붉게 피는 핑크 뮬리 역시 생태 교란종이라고 했음에도

각 지자체마다 경쟁적으로 심어서 퍼지고 있는 실정입니다. 

대게의 잡초는 미국 자리공처럼 생명력이 강해서 척박한 땅에서도 살아나는데 이 말은 좋은 땅에서는 더 잘 살아 낸다는 말이기도 하므로 한동안 토착 생물을 잡아먹어 생태계를 파괴한

황소개구리의 예처럼 주의해야 합니다. 

좌측부터 미국자리공 ,옥살리스데빌리스, 란타나

그 외 남극을 제외하고 전 세계에 존재하는 강력한 잡초이지만 관상용으로 많이 키우는 

옥살리스 데빌리스가 있고 근래 수목원 등에서도 흔하게 보는 강력한 독성의 란타나가 있는데

우리나라도 이미 아열대 기후에 접근했으므로 외래종이 노지에서도 겨울을 나고

다년생으로 자랄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이제 잡초에 대한 윤곽이 나타나고 어느 정도 접근했으니 가래나 괭이 혹은 불을 지르거나 

특히 오리나 염소 등을 풀거나 우렁이 농법을 사용하거나 초어를  풀어 제거하는 방법 중 

취향대로 선택해서 잡초를  제거하면 되고 이제 

전원주택을 구입하기만 하면 됩니다. 

잡초라고 해도 나물이나 약으로 사용하는 것도 많고 눈에 잘 보이지 않지만 얼치기완두처럼

생각보다 예쁜  잡초도 많으니 잘 살펴보기 바라며 산은 사람의 발길로 넓어지는데 거친  산딸기 가시나

환삼덩굴 등이 숲을 보호하는 기능도 있습니다. 

언젠가 잡초가 잠시 지구의 주인이었을 때 ,작은 새들과 곤충들은 풀숲에 둥지를 틀었고

초식 동물은 풀을 뜯고 더큰 동물이 먹이가 되어 지구를 윤택하게 지켰을지도 모릅니다. 

 

+ 잡초

일주일만에 만난
텃밭은 잡초가 주인이었다

상추 사이로
부추 사이로
고추 사이로
뽑히면 더 안간힘으로
자라는 잡초들

뜯기고 뽑히고 밟혀도
무성히 일어서는
삶의 뿌리들

이순 고개 넘어서서
호미 들고 돌아보니
좋은 날보다
더 기억되는 어려웠던 시간들
캐낼 수가 없어

굽이굽이 고단한 세월 견뎌온
잡초 같던 내가 보인다
(목필균·교사 시인, 1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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