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의 창작글

어머니와 누이의 화단

klcyoh 2021. 10. 7. 2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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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옛 마당

어릴 적 학교 화단은 뽑으면 단물이 나오는 빨간 샐비아와

깨소금이 박힌 것 같은 맨드라미가 있었고

보통의 시골집 마당은 맨 앞은 채송화와 메리골드,  그리고 그 뒤로 분꽃과 ,

나물로 먹기도 했고  씨방을 까 보면 알록달록한 씨가 있는

피마자가 심겨 있었고 담장 밑으로는 봉숭아가 빠지지 않고 자리를 잡고 있었다 

그 외 노란 열매가 달리는 유자 , 한련화 , 배 아프면 사용하려고 심던 진짜 양귀비가 있고

조금 있는 집은 모란과 작약을 심기도 했다. 

설거지하는 데 사용하려고 수세미는 빠지지 않았고

지붕으로 올라가는 호박도 필수 아이템이었지만 

모두 지금은 보기 힘든 꽃들이 되었다. 

 화단은 햇살이 화사하게 잘 내려  그리 신경 쓰지 않아도 절로 잘 자라는 

품종들이었는데 화단의 주인은 주로 어머니와 누나들인 여자들이 오가며 눈길을 주고 힘든 농사일을 하다 

마음을 풀고 쉴 수 있는 공간 이기도 했었다. 

 

그래서일까  여자 이름 비슷한  수목들이 여럿 있는데  그중 따끔한 가시를 품고 있는 여자 이름을 가진 나무 중 

대표적인 게 좀 굵고 억센 시골 여자 같은 명자나무가 있고 

가늘고 긴 가시를 가진 차도녀 같은 매자나무가 있다. 

그 외 미선나무 , 기생꽃 , 수련, 할미꽃, 금자란, 오미자 등이 있고 양색시를 연상시키는 올리브가 있다. 

 

이러던 화단은 이미 일부 지역은  아열대 기후로 접어들어 열대 식물들이 노지에서도 자라며  

중부의 화단도 나비 바늘꽃 , 니포 피아 , 댈피니움과 데이지, 디 모르포 데카 등 화려한 남미, 유럽,

아시아 등 전 세계적 외래종들이 예전의 꽃들을 밀어내고 자리 잡고 있다

 

시민들의 마음을 편하게 하는 가로수도 이러한 기후 관계로 수종을 바꾸어 가는데 대표적인 것인

남부에서만 자라던 하얀 쌀밥 같은 흰꽃이 피는

이팝나무이며 이런 가로수의 변천사는  공해에 강하고 빠른 생육으로 자리 잡았던

버드나무가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솜털이 문제가 많자  은행나무로 심다가 

이제는 아무도 은행을 먹지 않아 지독한 냄새로 골칫거리가 되자

느티나무나 벚나무, 칠엽수, 회화나무 , 대왕참나무, 메타세쿼이아 등으로 교체되고 있다. 

이중 가로수중 마구 잘라도 생존력이 뛰어나고 맑은 하늘에 잇대어 화려한 빛을 가진 

포플러는 아직도 건재하지만 

늦가을이 되면  넓은 낙엽은 거의 톤 단위로 나와 저울질당하고 있지 않을까 싶다. 

 

축 늘어져 편안한 느낌을 주는 버드나무의 교체는 아쉬운 면이 있는데

모든 것이 편안하고 잘되어지는 사람을 표현할 때

너는 시냇가에 심은 나무라 에서 여기서 시냇가’(히브리어로 펠레그)는

수로( channel)를 의미하고

나무에 대한 수종은 나타나지 않는데 일반적으로 생각하듯

히브리어로 찹차파라는 버드나무로 생각하며 

그중 하나는 살 릭스 알바(Salix alba)라는 학명이 붙은 종보다는 

이스라엘에서  흔히 볼 수 있 살 릭스 아크 모 필라(Salix acmophylla)로 본다 

 

수목의 이름도 국명과 이명 등으로 서로 다투다가

많은 사람이 사용하는 이름이 서울말이 표준어가 되듯 결국 힘을 얻어 

정식으로 자리 잡게 되는데 사람의 성으로 말하자면 류 씨와 유 씨처럼 국가가 두음법칙을 강조하여 일괄적으로

유 씨로 부르게 하였지만  개인적으로는 집에서나 본인이나 친구들은 류 씨로 부르며 정체성을 혼동당하다가

결국 헌법 소원을 청구하여 본인이 사용하기 좋은 류나 유를 선택하게 하였는데 이게

카드 및 , 졸업증명서, 여권 등을 수정하게 되는 등 번거롭기도 하고

지금도 본인 이름이지만 누가 길가다 엄마 부르면 고개 돌리듯 류나 유에도 많이 사용하는 쪽이 

미래의 이름으로 결정되지 않을까 싶다. 

식물에서도 상당히 많은 

이름에 대한 다툼이 벌어지고 있는데 뜨거운  여름 붉게 백일을 피는 목 백일홍은

식물 백일홍과 혼동되는지 지금은 배롱나무라는 이름이 정착되어 있다. 

미국에서 들여온 버들이거나 혹은 아름다운 버들이란  뜻의 미류(美柳) 나무는 지금은 발음하기 쉬운

미루나무로 강제되어 있고 향기가 짙은 흰꽃이 피나

열매는 쥐똥과 구별이 어려운 쥐똥나무는 이름이 천하다고 김일성의 개명 지시로

검정 알 나무로 하였다가 털 광나무로 바꿔졌고 나라가 망할 때 들어왔다고 망초라고 한다거나 혹은 뿌리가 깊게 얽혀

망초라고 한다던가 이제는 세월이 너무 지나 확인할 수 없는

그 명명 속설이 의심스러운 이름도 차고 넘치는데 본인이 튤립나무로 아는 나무는 백합나무로

바뀌었다고 하는데 본인 1도 관계없이 누가 물어보지도 않기에 누가 뭐래도 , 누가 물어도 튤립나무로 답하는데  

오래전 군사정권 시절 어느 동네 모든 개 이름은 단 한 개의 이름인 두한이로 불렸다고 하는데 

그것보다는 한참 났다는 생각이다. 

 

꽃과 나무는 사람의 마음을 치유하는 힘이 있고 추억에 향기를 불어넣어

차분한 시간을 주어 뒤를 돌아보게 하는데 

과거와 화해를 하지 않으면 미래를 꿈꿀 수 없다는 말은 무슨 명언 같기도 하지만 

분노의 질주 9에 나오는 늙은 배우의 대사로  

어떤 면에서 과거의 회상이 마냥 즐겁지 많은 않지만 그래도 엄마와 누이의 손길이 느껴지는

이런 화단의 정서는

우리 마음을 포근하게 만들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그래  그때는 반딧불이 많았고 

무지개가 7가지 색깔을 셀 수 있을 정도로 선명했었는데 모두 어디로 간 것일까?  

푸른 잎이 가득한 가로수를 무심하게 바라보는데 그렇게 덥다 덥다 해도 천천히 되짚어 생각해보면  여름은 

며칠이나 더웠다고 생각보다 짧고 아쉽고 힘들었어도 시간은 여전히 흘러가는데 ,

너는 시냇가에 심은 나무라는 말처럼 혹 그들이 3번만 외치면 무엇이나 이루어진다는 말처럼 

허*영을 3번 외쳐 볼까 하는 생각도 들어 피식 웃는다.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명숙이 신랑은 허경이 펜으로 전 국민이 1억 원씩을 받을 수 있다고 믿고 있는데 애 엄마가 이걸 정현이에게 말하자 

정현이가 유트브 보여줄게 하면서 그들이 이야기를 보여 주는데 

식사할 때 전부 허경영을 외친다고 한다. 

그날 저녁 내가 자는데 코를 심하게 골다 드디어 숨이 끊어지자 내 머리를 치며 허경영을 외치자 조용하게 점을 잤다고 

거의 한달만에 사과하면서 오늘 닭갈비를 구워 먹으면서 미안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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