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3.19
언듯 봐도 대서문에서 의상봉으로 도저히 길이 없을듯한 경사인데다
12성문 종주시나 평소 성벽을 저 경사에 어찌 쌓았나 의문이 들던 것을
지금은 슈퍼와 몇몇 집이 없어진 탓인지 지난 토요 산행에서 길이 있는 것을 확인하고 일토가 마무리 된 오후 3시에
회사에서 출발하여 4시쯤 도착하였지만 황사로 워낙 시야가 좋지않아 앞의 사진은 얼마전 산행시 찍은것을 올렸다.
대서문 바로 윗 길로 예전에는 집이 있던 자리이지만 지금은 바다가 변해서 뽕밭이 되려는듯 너른 마당을 보여준다.
여름에는 숲이 우거져 도저히 길이 있다는 생각을 하지 못하였었다.
해도 황사에 가려져 있을 정도로 심하지만 경사가 급한 탓인지 계속 입으로 숨을 쉴수 밖에 없다.
황사 탓인지 평소 장엄하다고 생각하였던 원효봉과 염초봉 백운대 만경대 노적봉을 보고 커다란 돌덩이란 생각을 한다.
둥굴레가 곱게도 낙엽으로 스러지지 않고 고운 자태를 유지한다.
절벽 가까이 성벽이 얕아지기 시작한다.
잠시 길이 끊어져 산길의 원칙인 갈만한 곳으로 간다.
거의 능선이 가까워진 부분에서 좌측 옆으로 깊숙히 들어간 커다란 동굴을 발견하고
다시 내려와 동굴 안으로 들어가니 동굴안의 또 다른 동굴의 모습이 보인다.
흙냄새가 훅하고 몰려드는것이 깊기도하고 어느쪽인가 연결되어 있을듯하지만 돌아보기에는 너무 늦은 시간이다.
하산길에 작은 성벽을 보았지만 성벽은 가사 당암문으로 이어져야하고 이곳은 전혀 관계가 없는 곳이라 성벽도 나무가지 처럼 갈라져 있는듯하다.
이 능선 바로뒤는 응봉 능선이지만 바로앞의 이 능선은 이름이 없는듯하고 능선 마지막 절벽에서 용출봉을 오르기는 쉽지않아 길이 있나 살펴본다.
산행인은 본능적으로 길을 만들어 낸다는 생각에 천천히 살펴보니 절벽 밑으로 길이 보인다.
무심결에 세우니 바로 선다. 뒤에 오시던 노부부가 "돌이 세워져 있네 "하여 "제가 세우니 바로 서던데요" 하니 "그것도 공력이 있어야 하는거예요" 하면서 좋은
말씀을 하신다.
탐방소 우측 위의 상사 넝쿨 .
나무를 한바퀴 돌아 감고
이어져 있다. 흔들어 보았지만 끔쩍안한다. 나무를 돌아 다시 땅으로 들어간것도 .......
산과 하늘과 나무와 사랑을 잘표현한 둘레길 마크.
아 그렇다 의상 대사가 비를 피하던 동굴이라는 것을 어떻게 알았느냐고 반문하는 분들이 있다는걸.
동굴은 비를 피하기에는 너무 좋고 용맹정진을 하기에는 너무 얕았으며
法性圓融無二相 법과 성품은 원융하여 두가지 모양이 없나니
諸法不動本來寂 모든 법이 움직임이 없어 본래부터 고요하다
無名無相絶一切 이름없고 모양도 없어서 온갖 경계가 끊겼으니
證智所知非餘境 깨달은 지혜로만 알 뿐 다른 경계 아니로다
그의 향기를 느꼈기 때문이고 바로 앞 봉우리가 원효봉 아닌가 .
철저하게 다른 구도의 길을 가지만 요동길을 같이 출발하였던 그가 앞에 있어 더욱 정진했을지 모르고
어느 순간 그를 버리고 돈오돈수 하였는지 모르지 않는가.
아직도 원효암은 가파른 절벽위에 있지만
3천명의 제자가 있던 의상이 세웠으리라 짐작되는 의상암의 흔적을 유심히 보았지만 올라가는 능선에 깨어진 기왓장만 발견했을 뿐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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